말레이시아에서 의.식.주

아름다운 예맨 부부와 나눈 요리, 콩으로 만든 파스타, 왕새우전

쪽파 [Chives] 2024. 9. 9. 11:28

어제 젊은 부부에게 식사 초대를 받았어요.
손수 만든 요리로 식사를 같이 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 부부는 정말 아름다워요.
남편은 예맨사람이고요. 처음 보았어요. 예맨사람. 직업은 4개국어 동시통역사입니다.
부인은 홍콩사람이어요. 늘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고 고개는 30도 숙이고 남편을 따르는 모습입니다.

홍콩을 가는 중 비자문제 때문에 중간기착지로 말레이시아에 머물고 있고요.
부인이 임신중이라 식사를 남편이 늘 준비하는데.. 지극정성이면서 부인 자랑을 그렇게 합니다.
그리고.. 오가닉을 이용해서 요리.. 딱 보아도 건강한 요리들입니다.
최고 좋은 프랑스산 버터, OO 치즈..
그 뒤에 화장기 없으나 너무 귀여운 얼굴의 부인이 웃으며 서있습니다. 

우리도.. 가만있기 어렵지요?
아침에 일어나 장을 보러 갔습니다.
오가닉 배추, 오가닉 고추, 자연산 왕새우 10마리, 일본산 튀김가루를 사다가..

드디어 1시부터 양쪽팀의 요리가 시작되었어요.
그들은 무엇인지 모르지만.. 콩으로 만든 파스타에.. 치즈를 잔뜩올리고..
브로콜리랑, 양배추, 당근을 찝통에 쪄서.. 썰어서.. 다시 오븐에 참기를 너어서 굽고요.
그리고 최종 구운 두부를 함께 곁들이고.. 
과일 모음 접시 (포도, 골드키위, 사과, 오렌지. 이름모르는 과일들.. )를 상에 차렸고요.

우리팀은.. 배추전 -> 양파전 -> 감자전을 올리브유를 이용하여 순서대로 조금씩 내놓았고.. 
우리팀 하일라이트인 왕새우 마늘전을 큰 파전 모양으로 만드는 것을 준비했어요.
우선 새우를 껍질을 벗긴후 배를 가르고.. 소금과 통후추 간것 넣고.. 마늘을 다져서 냉장고에 넣은후..
이를 꺼내 일본산 튀김가루를 쓸가 하다가.. 거기에 조미료가 들어갔을까 걱정이 되서.. 
그냥 밀가루를 이용해 전을 부치었는데..

아. 이게 또 뒤집어 지질 않는거죠. 새우에서 물이 나오면서.. 풀처럼 되었어요.
낑낑이라는 표현이 이럴때 쓰는 건데요. 사투를 하는데.. 홍콩 새댁이 와서.. 도움이 필요하냐고 해서..
응. 아니..응.. 아니 반복하다가.. 결국 밑은 약간 타고.. 계획했던 빠삭과는 거리가 먼.. 왕새우마늘전을
그 홍콩 새댁이 갔다준 깨끗한 접시에.. 담아 냈네요.

마침 새우를 넉넉히 사서.. 이거 실패다.. 얼른 고백하고.. 얼른 새로 만들어 볼께..했더니..
아니다 음식 많다.. 충분히 맛있다며 칭찬해주어서 스톱하고.. 식사하고. 많은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데.. 처음 보는 파스타 (사진 보시길..) 콩으로 만들어서 프로테인 잔뜩 든 것이라는데..
거기에 치즈를 갈어서 위에 올린 것.. 모처럼 낮선 음식 맛있게 먹었고. 야채들도 다 맛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착한 부부가.. 고기가 없다고 미안해하더라구요. 그래서.. 이게 더 맛있다 했지요. 

많은 이야기를 했어요. 예맨의 이야기, 예맨의 생활, 예맨에서의 그들의 계획..
그런데 그 젊은 부부가 꿈꾸는 것은 '예맨에서의 친환경 농업'입니다. 
(어머.. 우리 대학원 학생들이 꿈꾸는 것이랑 비슷하네 라는 생각을 했어요. )
그들이 왜 결혼을 하였는가? 바로 이 친환경 농업에 대한 꿈이 같기 때문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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