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파의 호기심 [Chive's Curiosity]

이스라엘의 예멘 폭격, 곁에서 본 예멘 사람의 국가 사랑

쪽파 [Chives] 2024. 9. 30. 17:26

2024년 9월 30일 입니다.

 

어제, 예멘 부부에게 저녁 7시경 연락이 왔어요.
어디 있냐고? 저녁 먹었냐고?

우리는 호텔 북 카페에 있다고 했더니,

그리고 예멘 부부가 올가닉 과일을 씻고, 썰고해서 포크까지 꼽아서 가져왔네요.
홍콩 출신 부인만 오늘 아침 홍콩으로 떠나고,

남편은 홍콩비자가 혹시 나올지 몰라 여기서 일주일 더 기다리다가,

만약 안나오면, 예멘으로 가겠다고 하네요.

너무 심란할까 싶어 아는 척을 하기가 어려웠는데,

안할수도 없는 것 같고요.
이야기를 하게 되었어요.

국제 정세때문에 비자가 어렵냐고 했더니.

사실 그렇다고 부부가 모두 시무룩한 표정으로 답변하네요. 

아. 정말.. 

 

그래도 한번도 둘다 국가 원망 안하고요.

아름다운 국가라고 말하면서..

조금 기다리면 괜찮고..

이제 우리는 내전은 없다, 외부가 문제이다라고 하네요. 

이는 후티에 의한 정부를 예멘 사람들은 반군이 아니라 공식 정부로 받아들인다는 것이고요.

걱정하는 우리를 오히려 안심시키면서..

자기네 나라는 정상 (노멀) 이라고 말하네요.

 

이곳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최소 몇개월씩은 묵는 분들이라..

집에 돌아갈때 남는게 있으면 주고 갑니다.

먼저가는 친구들에게 버터도 받고, 기름도 받고, 그릇도 받고, 
또 다른 미국인은 토스터기랑 후라이판을 주기로 선약까지 되어 있는데요.

그 홍콩 새댁이 음료수 병 같은걸 주길래.. 음료수인가 했더니.

올가닉 세사미 오일 (친환경 참기름) 이네요.

그 새댁도 홍콩사람이다 보니.. 참기름을 좋아하더라구요. 


그런데 보니까 한번도 먹지 않은 새것이어요. 
왜 돈쓰냐고.. (완전히 한국식..)
이것은 그냥 가져가서 임산부가 먹으라 했더니..
아니라고.. 줄려고 일부러 산거라고 하네요.
아. 정말.. 눈가에 눈물 고일까 참느라 혼났습니다.

오늘 아침 호텔 로비에 내려가서 배웅인사 했어요
한국서 가져온 실크스카프를 선물로 주면서..
(아마 무늬가 있어서 머리에 쓰진 않을 것 같고..)
추울때 목에다 두르면 좋겠다면서 주었어요.

가져올때는 이게 주인이 누구일지 몰랐는데..
몇개 가져온 선물이 이렇게 저렇게 주인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남편과 떨어져 혼자 홍콩으로 가지만,
남편과 함께 공항 가는  택시안에서..

창문을 내리고.. 환하게 웃어 줍니다.
그러나 새댁의 얼굴에는 침착함과 강인함이 함께 합니다. 

 

지금은 이렇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아름다운 나라 예멘에서 다시 만나든,
홍콩에서 만나든,
일본에서 만나든..
우리나라에서 만나든
꼭 다시 볼수 있을 것이라며 헤어졌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에 이어 오늘 예멘을 폭격했네요.
중동지역  긴장이 커져가고 있네요.


평화가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
이스라엘을 보면, 역시 실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이스라엘로 인해 아랍 여러 국가들이 느껴야 할 황망함과 분노를 생각하면,

이 일을 어떻게 풀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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